머리말
10여 년에 걸친 외국생활을 접고 국내에 돌아와 대학에서 일을 한 지도 어느덧 2년이 지나갑니다. 외국으로 유학을 떠날 때 우리나라 소동물 임상 수준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의 소동물 임상의 수준은 질과 양적인 면 모두에서 눈부신 성장을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밤낮없이 우리나라 소동물 임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임상 수의사 선생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소동물 진료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선결해야 할 문제로는 우리의 진료권을 확고히 보전하고 대도시와 소도시간의 진료의 수준차이를 줄이며 소동물의 일반적인 질환에 대한 진료의 표준 프로토콜을 공유하는 일이라 봅니다.
소동물 임상은 대동물 임상과 다르게, 진료의 목표가 환자의 삶의 질과 생명연장에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의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과거에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증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의 치료에는 장기간에 걸친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이 필요하고 주기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종류의 처방식이 도입되었고, 상당수의 동물병원은 이미 모니터링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소동물 임상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장기간에 걸친 환자의 관리능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주요 질환에 대한 동물병원 간에 치료의 표준화 사업이 절실하다고 느낍니다. 물론 병원별로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획일화된 치료를 할 수 없지만, 질환에 따른 검진 방법이나 처치요령 및 관리 방법이 너무 다를 경우, 보호자로 하여금 과잉 진료의 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진료의 표준화 사업은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심장 사상충 구제를 위해 투약하는 심장 사상충 예방약을 어느 병원에서는 매달 투약하는 것을 권장하고 또 다른 병원에서는 겨울철은 안 먹여도 된다고 하고, 또 어느 병원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먹이라고 하면 결국 보호자들은 개업 수의사를 불신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선진국에서는 다수 중요한 질환에 대한 표준 진료 지침서가 주기적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자는 표준화된 진료 프로토콜을 만들기 위한 의도로 저술되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이 책자의 대부분은 저희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프로토콜을 근거로 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내용이 빈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자를 시점으로 차후 진료 표준화 사업단을 구성하여 우리나라의 소동물 임상 수준이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책자 제작을 지원해주신 강원대학 동물 의학연구소, 성보사이언스의 김상덕 사장님과 한국 동물병원 협의회 이승근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술을 위해 많은 고생을 한 강원대학교 소동물 내과학교실의 문형선, 이준석, 이무현, 이신애, 최란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강원대학교 소동물 내과교실
일동현창백, 이승곤
강원도 춘천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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